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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과 뚝심으로 일군 오창 유기농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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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조합장이 오창 농협 조합장에 선출된 것은
지난 2002년.
“조합장 맡으면서 웬수(?) 많이 생겼습니다. 허허허허...”
신념에 찬 거침없는 이야기, 걸걸하고 시원시원한 음성, 강한 눈빛이 인상적인 그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무작정 도와주고 밀어주는 것 보다 뭔가 하나라도 선도적인 일을 하고 농민들을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 농협이 신용사업(예금, 대출 등)을 통해 농민들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농업이 그 자체로서 경쟁력을 갖도록 본질적인 사업 지원을 하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내 생각입니다. 급격한 시장 개방과 환경 변화로 위기에 처한 지금은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가 조합장으로서 유기 농가 확대와 상품 유통에 남달리 힘을 기울이는 것도 이러한 신념
때문이다.
“작목반장 10년 동안 유기 농가 37가구 만들었는데, 조합장 되면서 현재 4백 가구
이상이 유기농가 인증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선 젊은이들을 적극 설득했어요.
값은 보장해 줄테니 무조건 한번 해보라구요. 말을 안해서 그렇지 조합장 얼굴 봐서,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사람도 더러 있을 겁니다.(웃음)
어쨌든 시작만 하면 농협의 조직력과 예산을 총 동원해 적극 지원했습니다. |
유기농 자재는 공동 구매해서 공급하고, 영농 기술과 품질 관리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 교육시켜서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줍니다.
덕분인지 봄, 여름내 힘들어 죽겠다고, 내년엔 유기농 안한다고 투덜대다가도 가을 수매 끝나면 다들 좋아합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농가가 유기농에 합류할 듯싶습니다.”
조합장의 강한 신념과 추진력, 10여년 이상 축적된 유기 농법 전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도 관리,
뜻있는 영농인들의 고된 노력이 오늘날 오창을 손꼽히는 유기농단지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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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 생산하고 정직하게 유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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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합장은 친환경 영농의 확대는 유기농도 살리고 관행농도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한다.
“둘은 상호 보완 관계입니다. 관행농은 지금처럼 양으로 승부하고, 유기농은 이제까지 도외시해왔던 안전과
질로 승부하고, 서로에게 득인 겁니다.”
김조합장의 고민은 다른 데 있다. 주변의 성공 체험을 보고 유기농으로 전환하겠다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과잉 생산이 될까 염려스러워서 오히려 하겠다는 사람도 못하게 할 판인 작금의 상황이다. 판매를 책임
줘 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그리 녹녹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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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노출의 기회가 많아지면 시장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오창면 자체적으로 유기농
축제도 개최하고 소비자 초청 행사도 벌이며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인력이나 예산 등 한계가
있단다.
“현재 유기 농가들의 어려움은 생산보다도 판로의 확보나 규모의 경제가 안 되는데 있습니다. 영농 기술은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시장이 좀 더 커져야 합니다. 소비가 늘어서 생산이 확대되면 영농 형편이 한결
좋아질 겁니다. 많은 분들이 비싸다고 안 사먹는데 유기 농산품이 비싸다고는 해도 사실, 외식 한, 두
번만 안하면 네 식구 한 달간 유기농 과일과 채소 얼마든지 먹을 수 있습니다.”
그는 소비자들의 유기농에 대한 소비 의식 전환과 애용을 촉구하며 대신에 정말 믿을 수 있는 품질로 화답하겠다고
한다.
“유기농 소비자의 80% 이상이 가격보다 신뢰를 우선시함을 잘 압니다. 농민과 소비자의 중간에 있는
우리 농협은 정직하게 생산하고 정직하게 유통함으로서 양자간 믿음이 절대적으로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오창농협이 SK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도 상호 신뢰 구축을 가능케 하는 철저한 유통 관리
시스템이 좋았고, 관계자분들도 ‘저렇게 정직해서 어디 장사(?)하시겠나’ 싶을 만큼 신뢰가 갔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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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사람도 땅도 회복을 희망할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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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친환경 영농계의 선도자로서 또 조합장으로서 유기농의 경제성, 경쟁력 등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그 역시 시작은 단지 ‘생명’ 때문이었다.
“농약 중독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당시 동네에 경운기가 딱 1대, 저 혼자 갖고 있었어요.
온 동네 약 치는 일을 다 맡아하다 보니 아침부터 밤늦게 까지 하루 종일 농약과 함께 지냈지요.
돈벌이도 쏠쏠하고 해서 한 4,5년 정신없이 일만했는데 언제부턴가 농약만 보면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로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처음엔 왜 그런지 몰랐습니다. 나중에야 농약 중독이란 걸
알았습니다. 살기 위해서 친환경 영농을 결심했는데 막상 뭘 알아야지요.
생각 끝에 흙살림의 이태근회장을 찾아가서 무작정 도움을 청했습니다. 영농 후계자 활동 때 알게 된 분인데
벌써부터 친환경 영농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 기억났거든요. 그때가 92년이었습니다.”
하지만 유기농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하면 실패 하면 실패. 해도 해도 안돼서 한때는 이회장을 불신하기 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실패의 근본
원인은 한 가지,
땅을 몰라서였어요.”
영농 기술이나 재배 방법이 문제가 아니라 땅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미 오염될 대로 오염되어 황폐해진 땅에서 아무리 용을 써도 제대로 된 작물이 나올 리 만무. 그것을
깨달아 알기까지 5년이 걸렸고, 그동안 돈은 단 한 푼도 못 벌고 고생만 막심했지만 포기는 않았다.
오기라면 오기요, 고집이라면 고집이었다. 포기하기에는 그동안 들인 노력과 손해가 사무치게 아깝기도 했단다.
땅 그 자체에 온갖 정성을 들이기를 다시 5년. 드디어 2천1년, 첫 순이익을 거두었다.
10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회복을 위해서는 땅도 우리처럼 시간이 필요했던 거였다. 그것도 아주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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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를 지키는 것은 생명을 지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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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한조합장은 유기농의 본질은 땅을 살리는 일이라고 한다.
제 아무리 저농약, 무농약 영농을 한다 해도 땅을 살리는 유기 농법으로 농사짓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이 아니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농약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이 많습니다, 잔류 농약이 없다고 진짜 유기농을
했는지 알 수 없어요. 땅을 봐야지요. 그 땅에 무엇이 살고 있는지, 어떤 미생물이 사는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농약은 아무리 길어도 독성의 잔류 기간이 2년이지만 화학 비료는 5년 이상도 갑니다.
농약도 문제지만 더 무서운 것은, 정작 땅을 죽이는 주범은 화학비료와 제초제입니다. 아이들이
농사를 하는데, 수확이 좋아요. 애들은 자기들이 잘해서 그렇다는데, 그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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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랑의 ‘꾸러미’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2005년, 도시와 농촌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을 찾던 중 ‘농산물을 어디에 팔지 걱정하지 않고 정직하게 농사를 짓고 싶다’는
농민들의 목소리에서 힌트를 얻어 친환경 농산물을 4인가족이 일주일 정도 섭취할 수 있는 품목으로 꾸러미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
SK 구성원에게 직거래 형태의 유통으로 기획된 것이 ‘자연이랑 꾸러미’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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